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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암 진단일기

by 늘햇살 2023. 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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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가 암이라니 

누군가는 일찍 알기도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아주 늦게 발견하기도 하는 암이 갑상선 암입니다. 그만큼 느린 암으로 알려져 있지만 갑상선암도 여러 종류이기 때문에 모두 안심할 수만은 없습니다. 또한 전이라도 되었을 경우엔 어떤 결과가 나올지 그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기 때문에 쉽게 생각할 병은 아니라 생각됩니다. 해외에서는 그냥 넘기는 경우가 많아 사망할 때까지 모르는 경우도 많다고 하는데 알면 그냥 넘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이라면 어떤 결정을 내리실건지 궁금합니다. 다른 생각을 해보면 많은 이들이 하는 만큼 믿고 수술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면서 병원을 전전하게 됩니다. 

동네 병원 두곳과 대형병원 두 곳을 다니며 이미 수술을 받은 것처럼 몸은 지치고 방대한 건강 정보에 머리는 폭발 직전이었습니다. 누군가 딱 정해준다면 오히려 더 감사하게 생각될 지경이었습니다.

2. 갑상선암 수술해야할까 

글을 쓰는 오늘은 수술을 받은 지 2일째 되는 날입니다.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그런데 문득 나는 지금 꼭 수술을 받아야 했을까 하는 의문에 빠졌습니다. 아직 조직검사도 나오지 않았지만 혹시 암이 아닌데 수술한 건 아닌지, 자연치유로 줄어들 수도 있었는데 내가 섣불리 잘라낸 건 아닌지 하는 쓸데없는 잡념들로 하루를 보냈습니다. 그 이유는 측근 중에 양 쪽을 절개했는데 조직 검사 결과 암이 아니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난 뒤부터였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미련한 짓은 쓸데없는 걱정이 미리하고 내 시간을 죽이는 것을 알면서도 왜 이런 반복을 하는지 자신조차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재발도 많고 전이도 꽤 있어서 수술을 하지 않겠다 하는 것도 미련한 짓이라 생각합니다.

처음 갑산선 암 의증이라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동네 병원에선 97% 암이다. 서울대에선 79%, 세브란스에선 95%를 이야기했습니다. 대형병원 두 곳모두 수술을 이야기했으니 어차피 수술을 할 운명이었을 겁니다. 

암은 수술 후에 조직검사를 해 봐야 정확하다는 걸 알고 있지만 내 일이 되니 만약 아닌데 이런 고생을 한 거라고 생각하면 화가 날듯합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일주일 뒤에 다시 찾아봐주세요!

 

 

3. 자연치유 가능할까

처음엔 한의학에 도움을 받아볼까도 생각했고 자연치유하는 곳에 들어가 나의 모든 생활패턴을 바꿔볼까도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술을 제외하곤 별다른 나쁜 음식은 잘 먹지도 않았기에 바꿀 생활습관도 별로 없었습니다.

바꿔야 하는 습관 중엔 불규칙적인 수면, 카페인 등이 있었지만 현대인에게 있어서 이것도 아닌 사람이 있을까 싶었습니다.

 

차가버섯과 암에 좋다는 차를 구입해서 끓여서 마시고 뜸을 뜨며 생활을 했지만 뜸을 계속 뜨는 건 시간과 노력, 금적적인 부담이 컸습니다. 그리고 얼마나 바뀔 수 있을지 걱정도 한몫을 했습니다. 맨발 걷기가 좋다 하여 산을 걸었고 잡생각을 끊어버리려 했지만 수술 전 검사날은 다가오고 이를 거부하기란 어려웠습니다.

 

자연치유에 성공한다면 정말 꾸준한 노력으로 나를 이겨냈다고 생각합니다. 규칙적인 생활과 자연식 , 스트레스를 멀리하는 생활을 한다면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을까 고민해 봅니다. 예전 20대 때를 생각해 보면 장수에 대한 생각은 없었던듯한데 , 노산으로 엄마가 되고 나니 더 많은 시간 동안 아이에게 기댈 언덕이 되어주고 싶습니다. 그래서 수술 방으로 향할 때 표현하기 어려운 수많은 감정의 파도가 몰려왔을 때 퇴원하고 나가면 규칙적인 생활을 하자 결심했습니다.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르듯 언제 바뀔지 모르는 결심이 아니라 이제 나 자신뿐 아니라 엄마와 딸 그리고 아내의 역할을 다해내고 싶습니다.

 

 

 

 

4. 수술

절개와 겨드랑이 수술 가운데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을거라 생각됩니다. 수술방법을 택하고 의사를 선택하던지 의사를 택하고 수술방법을 택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또한 집과 가까운 병원을 택하고 제일 빠른 의사를 결정하는 방법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절개로 하고 싶은데 흉터를 최소화하고 싶은 분은 잠깐 검색만 해봐도 나옵니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의사분은 초진을 늦게 보거나 수술방법이 맞지 않아서 나와 상황이 맞는 의사분을 택했습니다. 내가 선택한 의사가 최고의 명의라는 생각으로 믿고 시도하는 방법밖에 없었습니다. 수술받는 그 순간만큼은 이 세상에서 가장 약한 존재였음은 틀림없습니다. 마취를 하는 순간 빨리 잠들고 깨었으면 하는 바람이었고 잠드는 순간 잘 부탁드립니다 인사를 드리니 끝났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몇 개월의 긴 시간 동안의 괴로움이 찰나의 순간에 끝난 기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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